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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어제와 오늘

라틴아메리카만큼 지구 상에서 ‘섞임’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공간은 없을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콜럼버스로 더 잘 알려진, 영민하고 열정이 많았던(또는 황금에 눈먼) 탐험가 ‘꼴론(Colon)’이 새로운 땅에 도착한 이후 구세계의 ‘라틴’이 신대륙 ‘아메리카’를 정복함으로써 태어났다. 그 후 사람, 종교, 언어, 문화, 음식 등 모든 것이 섞이고 합쳐진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크고 긴 혼종의 서사시는 없었다. 라틴아메리카와 지구 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라틴아메리카는 전혀 생소하지 않다. 우리 정서와도 잘 맞는 안데스 전통 음악은 도심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매력적인 라틴 음악과 댄스도 이제 열풍의 수준을 넘어 격조 높은 대중문화로 단단히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라..
라틴아메리카만큼 지구 상에서 ‘섞임’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공간은 없을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콜럼버스로 더 잘 알려진, 영민하고 열정이 많았던(또는 황금에 눈먼) 탐험가 ‘꼴론(Colon)’이 새로운 땅에 도착한 이후 구세계의 ‘라틴’이 신대륙 ‘아메리카’를 정복함으로써 태어났다. 그 후 사람, 종교, 언어, 문화, 음식 등 모든 것이 섞이고 합쳐진다. 인류 역사상 이렇게 크고 긴 혼종의 서사시는 없었다.
라틴아메리카와 지구 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라틴아메리카는 전혀 생소하지 않다. 우리 정서와도 잘 맞는 안데스 전통 음악은 도심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매력적인 라틴 음악과 댄스도 이제 열풍의 수준을 넘어 격조 높은 대중문화로 단단히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라틴아메리카를 소개하는 여행 전문 책자들도 어느 서점에서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이처럼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은 특정 국가나 주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어서 라틴아메리카의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여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저자들은 라틴아메리카의 고유성과 개별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라틴아메리카 전체의 상을 그려내는 연구가 필요함을 느끼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이 책은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전문 학술서로서 기존 연구들을 검토하고 해석하여 라틴아메리카를 독창적으로 고찰하고자 했다. 동시에 교양서로서의 면모도 놓치지 않아 라틴아메리카를 알고자 하는 일반인과 학생이 이해하기 쉽도록 전문 용어와 주석의 사용을 줄이고 어려운 내용은 최대한 평이하게 다듬었다. 정치학, 문학, 사회학, 역사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저자들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분야를 책임지고 집필하였다. 또 각 내용이 격리되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라틴아메리카는 체 게바라나 탱고처럼, 일단 한번 알게 되면 결국에는 사랑에 빠지고 마는 마력을 가진 땅이다. 이 책도 라틴아메리카를 알게 해주는 지식을 넘어 그 땅과 그 사람들을 사랑하게 만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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