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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복과 원록각서

2005년 2월, 일본 시마네(島根)현 무라카미(村上) 가문의 고택 창고에서 고문서 하나가 발견되었다. 『원록구 병자년 조선주착안 일주지각서(元祿九丙子年朝鮮舟着岸一舟之覺書)』(이하 원록각서)라는 제목의 15페이지 남짓한 이 고문서는, 1696년(숙종 22년) 5월 일본 어선의 독도 출어에 항의하기 위해 두 번째로 일본을 방문한 안용복을 일본 지방 관리가 취조해 막부 직할령인 이와미(石見)주에 보고한 기록이다. 31단으로 나눌 수 있는 『원록각서』는 11인 일행의 구성, 울릉도에 도해한 13척의 선단, 울릉도와 자산도의 지리적 설명, 동행한 승려에 대한 설명, 일행과 대관소의 교류와 신뢰관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록각서』에 의하면 안용복은 「조선팔도지도」를 보이며 “‘다케시마(竹島)’는 울릉도, 마쓰시..
2005년 2월, 일본 시마네(島根)현 무라카미(村上) 가문의 고택 창고에서 고문서 하나가 발견되었다. 『원록구 병자년 조선주착안 일주지각서(元祿九丙子年朝鮮舟着岸一舟之覺書)』(이하 원록각서)라는 제목의 15페이지 남짓한 이 고문서는, 1696년(숙종 22년) 5월 일본 어선의 독도 출어에 항의하기 위해 두 번째로 일본을 방문한 안용복을 일본 지방 관리가 취조해 막부 직할령인 이와미(石見)주에 보고한 기록이다.
31단으로 나눌 수 있는 『원록각서』는 11인 일행의 구성, 울릉도에 도해한 13척의 선단, 울릉도와 자산도의 지리적 설명, 동행한 승려에 대한 설명, 일행과 대관소의 교류와 신뢰관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록각서』에 의하면 안용복은 「조선팔도지도」를 보이며 “‘다케시마(竹島)’는 울릉도, 마쓰시마는 자산(松島□당시 독도의 조선명)으로 모두 강원도에 속한 섬”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전까지 발견된 일본 자료에서는 ‘자산(또는 우산도□于山島)’이 어느 섬인지 분명치 않은 점을 들어 안용복을 난폭한 문맹자로 단정하고, 『숙종실록』 등 안용복과 관련된 모든 기록을 허위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원록각서』에 따르면 안용복은 기록을 중시하며 상대를 배려하는 인격자로 기록되어 있으며 대관은 안용복 일행과 나눈 이야기를 대담 문답으로 표기할 정도로 예우하고 있다. 안용복은 또, “다케시마와 조선은 30리, 다케시마와 마쓰시마는 50리”라고 위치를 설명하여 울릉도와 죽도를 가리키는 말임을 분명히 하였다. 또 이 기록의 끝에 조선8도가 적혀 있고, 강원도에는 주석으로 “이 도에는 다케시마와 마쓰시마가 속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당시 일본이 독도를 조선 영토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독도문제의 첫걸음은 조선의 독도인식이나 조선기록의 허실을 점검하는 일로 독도문제의 본질을 규명하는 일이다. 『원록각서』는 17세기의 독도문제를 논하는 데 있어서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내용이다. 그럼에도 그것을 근거로 하는 연구는 미미한 실정이었다. 오오니시 토시테루와 권정이 함께 작업한 『안용복과 원록각서』는 안용복에 관련된 의문점을 풀어주는 것은 물론 『숙종실록』이 전하는 내용의 사실성을 입증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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