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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림전 : 조선시대 동성혼 이야기 (원전으로 읽는 우리고전1)

고전소설 <방한림전>을 현대어로 번역한 것으로, 제1부에서는 현대어역, 제2부에서는 원문에 대한 주석 및 교감, 제3부에서는 <방한림전>을 해제하고 기존 연구 논저를 소개하고 있다. <방한림전>은 조선시대에 창작된 여성영웅소설 가운데에서도 제재 면에서나 작가 의식 면에서 소설사상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여성끼리 혼인을 한다는 내용은 여성영웅소설사, 더 나아가 고전소설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작품에 독특한 여성주의적 시각이 엿보이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여주인공 간에 혼인을 한다는 설정은 현대 소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서 참으로 참신하면서도 독특한 구성 방식이라 하겠다. 더구나 그렇게 혼인을 하는 까닭이 한 명은 어려서부터 남장을 하고 자란 것을 숨기기 위해, 다른 한 명은..
고전소설 <방한림전>을 현대어로 번역한 것으로, 제1부에서는 현대어역, 제2부에서는 원문에 대한 주석 및 교감, 제3부에서는 <방한림전>을 해제하고 기존 연구 논저를 소개하고 있다.
<방한림전>은 조선시대에 창작된 여성영웅소설 가운데에서도 제재 면에서나 작가 의식 면에서 소설사상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여성끼리 혼인을 한다는 내용은 여성영웅소설사, 더 나아가 고전소설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며, 이와 관련하여 작품에 독특한 여성주의적 시각이 엿보이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여주인공 간에 혼인을 한다는 설정은 현대 소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서 참으로 참신하면서도 독특한 구성 방식이라 하겠다. 더구나 그렇게 혼인을 하는 까닭이 한 명은 어려서부터 남장을 하고 자란 것을 숨기기 위해, 다른 한 명은 여자가 남자에게 제어를 당하는 것을 싫어한 데서 연유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문제의식 역시 상당히 진취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다하여 <방한림전>을 여성해방적 시각이 드러난 작품이라 평한다거나 급진적 여성주의자가 등장하는 작품이라 논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 있다. <방한림전>에 아내가 남편의 제어를 받는 것을 꺼려하여 의도적으로 남장한 여성과 혼인하는 영혜빙과 같이 주목할 만한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분명히 의의가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여주인공인 방관주의 지나친 남성적 취향, 두 여주인공에게 끊임없이 여자의 도리를 하라고 하는 유모의 등장, 방관주와 영혜빙이 동성으로 혼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설명되는 꿈 부분 등 작품 내적인 요소와, 이 작품이 기본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읽히기 위해 창작된 여성영웅소설에 해당된다는 소설사적 위상, 그리고 이 작품을 향유했으리라 추정되는 독자층 등 전체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이 작품을 섣불리 여성주의적 시각이 온축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든다. 그러나 동성끼리 결혼한다는 자체 하나만으로도 <방한림전>의 소설사적 의의를 부정하기는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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