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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된 지방자치

한국 지방자치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앞으로의 발전적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 책이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여년이 되었다. 제도가 정착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길지 않다고 볼 수도 있으나 시민사회가 속으로 품은 정치의식과 견주어 보면 결코 짧은 세월도 아니다. 모든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좋든 싫든 우리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무엇인가 대비하지 않으면 제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글로벌 환경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방정부를 움직이는 실천적 기제인 지방자치의 변화는 매우 더디다. 솔직하게 드러내 놓고 협조와 참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여전히 과거의 정치ㆍ행정체제에서 굳어진 그릇된 관행들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일 때가 많다. 진..
한국 지방자치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앞으로의 발전적 변화를 모색하고자 한 책이다.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여년이 되었다. 제도가 정착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길지 않다고 볼 수도 있으나 시민사회가 속으로 품은 정치의식과 견주어 보면 결코 짧은 세월도 아니다. 모든 분야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좋든 싫든 우리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무엇인가 대비하지 않으면 제대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글로벌 환경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방정부를 움직이는 실천적 기제인 지방자치의 변화는 매우 더디다. 솔직하게 드러내 놓고 협조와 참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여전히 과거의 정치ㆍ행정체제에서 굳어진 그릇된 관행들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일 때가 많다. 진정한 변화는 모든 것을 드러내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데 우리의 지방자치는 그때그때 위장하며 가려고 하고 있다. 말하자면 자치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무엇인지 잘 모르게 흩어진 것들을 손에 잡히게 한데 끌어 모아 자꾸 세상 밖으로 내놓음으로써 문제의 핵심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매우 중요한데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민주정부 시작 이후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모양으로 그래 왔듯이 지방자치가 가야 할 본질을 눈앞에 두고 빙빙 돌리는 위장僞裝의 반복은 이제 그 고리가 끊어져야 한다.
필자는 지방자치 운영과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더 이상 제도권에만 머무르는 것은 제대로 된 자치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그 논의를 대중 앞으로 끌어냈다. 위장된 자치를 드러낸 것이다. 선진사회에서 시민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이 피와 고통으로 점철되었듯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또한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잃어버린 시민권력을 되찾기 위해 시민들 스스로 펑펑 쏟아야 했던 피와 눈물의 대가로 쟁취한 자유의 기반이다. 더 이상 우리 시민들을 ‘지방정치 및 지방행정의 중심’에 세우는 일에 구차한 토가 달리도록 허용되는 여타의 환경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는 필자의 신념이 강하게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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