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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본느프와의 시학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치는 상상력과 군더더기 없는 평범한 낱말들의 오묘한 조합 속에서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풍부한 은유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세상 속에서도 시공을 관통하는 ‘가치’를 찾아내는 이브 본느푸아. 이 책은 ‘본느푸아의 시학’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토대로, 크게 특징지을 수 있는 몇 가지 방향에 따라 그의 문학세계를 개괄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의 상상력은 현실을 기초로 한다. 눈앞에 보이는 물질적 현실 세계와 극한으로 대립되는 비현실적인 꿈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어 모호하게 만들어 버린다. 또한 그의 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브라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시집 "두브의 동과 부동에 대해"는 ‘연극’이라는 그 첫 번째 장이 암시하듯이 총 5막으로 짜인 하나의 희..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치는 상상력과 군더더기 없는 평범한 낱말들의 오묘한 조합 속에서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풍부한 은유를 통해 지극히 현실적인 세상 속에서도 시공을 관통하는 ‘가치’를 찾아내는 이브 본느푸아. 이 책은 ‘본느푸아의 시학’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토대로, 크게 특징지을 수 있는 몇 가지 방향에 따라 그의 문학세계를 개괄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의 상상력은 현실을 기초로 한다. 눈앞에 보이는 물질적 현실 세계와 극한으로 대립되는 비현실적인 꿈 사이의 갈등을 유발하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허물어 모호하게 만들어 버린다. 또한 그의 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브라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시집 "두브의 동과 부동에 대해"는 ‘연극’이라는 그 첫 번째 장이 암시하듯이 총 5막으로 짜인 하나의 희곡처럼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여러 나라를 두루 여행한 본느푸아는 생동하는 자연 속에서도 생명 없는 것에 눈을 돌리고, 그 속에서 생(生)을 이야기한다. 시집 "어제는 사막을 지배하며"에서 ‘사막’에 정박하고 있는 ‘배’는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모래바람’과 오랫동안 투쟁하느라 녹이 슬고 파괴된 모습을 하고 오직 죽음만을 기다리는 듯하지만 이 ‘배’가 미래에 죽음을 맞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삶을 맞게 될지는 모르는 일임을 암시한다. 또한, 그의 시 속에서는 ‘돌’들도 추상적인 개념 속에 머물지 않고 개성을 지니는 인격체들이 된다. 뛰어난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본느푸아는 단순히 그림을 예찬하는 것을 넘어 그 속에 이야기를 부여하고, ‘읽는 그림’으로서의 시를 창작한다. 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와 예이츠의 영시가 본느푸아에 의해 프랑스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프랑스어와 영어 리듬의 다른 특성들이 시의 형식을 다르게 하는 기본 요인임을 알게 해 프랑스 시 작법 이론을 재조명하게 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대표적 시인 말라르메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세계를 구축한 이브 본느푸아의 시학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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